[소설] 하이킹 걸즈 (9.5점)

from [생각]/책 2008/07/02 19:13
하이킹 걸즈 - 김혜정 / 9.5점(10점만점) / 실크로드로 여행을 떠나고 싶어.

하이킹 걸즈 - 10점
김혜정 지음/비룡소

얼마전 실크로드를 여행한 젊은이의 여행기를 읽었었다.
물론 그 책엔 아주 힘들어 죽을 것 같았다는 말은 없었고 멋진 사진으로 가득 도배되어 있었다.
그래서 실크로드에 가면 이렇게 멋진 사람들과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겠구나..하는 기대를 했다.

저자 김혜정씨는 실크로드를 여행해 본 걸까? 당연히 소설을 집필하는데 안가볼리는 없고...
(이런 것 보다 내가 놀란건 저자가 나보다 겨우 2살 많다는 것과 중2때 자신의 책을 출판한것. 아 대단하구나!)
참 실감나게 썼구나 싶었다. 정말 멀리멀리 발에서 피가 날 정도로 걷지 않으면 쓰지 못할 그런 글이었다.
무작정 걷는다는 공통된 주제 때문에 읽으며 일본소설 '밤의 피크닉'이 생각나기도 했다. 전혀 다른 내용이지만.

주인공 은성이와 보라는 각각 사고를 치고 소년원에 가는 대신 실크로드로 도보 여행을 갔다.
아이들을 도보여행 보내는 이유는 그냥 소년원에 간 아이들보다 도보여행을 하고 돌아온 아이들의 재범확률이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몇 페이지나 넘겼을까...은성이 처럼 나도 막 짜증이 났다. 더위 더위 더위!!! 내가 싫어하는 무더위 속을 계속 걷기만 하다니...
은성이와 보라의 인솔자 '미주 구리다' ㅋㅋ 의 잔소리도 너무 리얼했다. 더위+잔소리의 환상적인 콤비네이션이다.

두 불량?소녀와 한 노처녀의 실크로드 여행길이 평탄하지 않으리라는 건 알았지만 이야기는 점점 해외에서 맛볼 수 있는 최악의 상황으로 번지고.. (당연히 위험해졌을때 그들을 도와주는 사람도 등장한다)
이 아이들.. 집에나 제대로 돌아갈 수 있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위태위태한 두 소녀가 뜨거운 햇볕 아래서 모래가 폴폴 날리는 길을 몇 시간이고 걸으며 자신의 자아를 찾는 여행에서 갑자기 말안통하는 중국에서 살아남기가 되버리는가 싶더니만 마지막엔 귀여운 반전으로 결국엔 자신 안의 뭔가를 발견해내며 마무리~.

길을 걷고 서로를 이해하고 그 갈등을 넘어서 새로운 자신을 찾는 여행을 내가 10대에 떠났으면 난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하고 상상해보려고 했다. 그런데 상상할 수 가 없었다.
해보지 않은 일을 상상하려니 막막하다... 그 때 은성이처럼 방황만하던 나도 내 자신을 찾는 여행을 떠났으면 뭔가 얻을 수 있었을까?

이미 20대 중반이 되어버린 나는 은성이와 보라가 참 부러웠다. 인솔자 미주도...
미주의 언니가 미주를 데리고 여행을 떠난 것 처럼 누군가 지금의 나를 데리고 멀리 멀리 가주면 좋겠다.
내 의지로 가는게 가장 좋겠지만 약간 겁쟁이인 나는 단번에 어딘가를 가겠다는 결정을 하지 못할 것 같으니
누군가 날 억지로라도 끌고 가주면 좋겠다...

요샌 책을 읽으면서 참 부러워하는게 많은 것 같다. 그저 부러워만하고 있는건 안되는건데 말이다.
내겐 변화가 필요하다.

하이킹 걸즈.. 많은 생각이 들었고 주위에 자신의 정체성으로 힘들어하는 10대가 있다면
살며시 손에 쥐어주고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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