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시모 피아니시모 - 츠지 히토나리 / 9.5점(10점만점) / 아주 조금 무섭고 슬픈 이야기.
지금껏 내가 읽어온 츠지 히토나리의 책은 사랑, 웃음, 때론 슬픈 이야기가 대부분 이었다.
작년에 나왔으나 츠지 히토나리의 신작 '피아니시모 피아니시모'는 아주 특이하다.
츠지 히토나리의 이미지를 벗어났다고 해야하나...
읽다보니 약간 하루키스러운것 같기도 하고.
겉표지에 개인지 늑대인지 여자인지 남자인지 알 수 없는 그림이 그려져 있어서
이런 이상한게 왜 그려져 있을까? 표지가 좀 무시무시하네..라는 생각을 했다.
책을 다 읽고나서는 표지에 왜 그런게 그려져 있는지 알게 되었다.
주인공은 중학교에 막 입학한 우이지에 도오루다.
도오루에겐 어릴때부터 함께한 친구 히카루가 있다. 둘은 매일 붙어다니고 같은 방에서 잠을 잔다.
항상 함께할 수 있는 이유는 히카루는 도오루에게만 보이는 친구기 때문이다.
도오루는 히카루가 있어서 외롭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둘만의 놀이를 하며 도오루가 하지 못하는,
그러나 하고 싶어하는 일들을 히카루가 대신해주었다.
도오루가 다니는 중학교는 3년전에 여학생이 살해당했고 또 다시 한명의 남학생이 실종되어 살해된다.
연이은 사건으로 학생들은 두려움과 절망감에 빠지게 되었다.
한 학생이 유령을 봤다,는 이야기를 하고 그 이야기는 빠르게 퍼져나간다.
도오루와 같은 반에 재학중인 시라토 유키 라는 아이가 있다.
이 아이는 몸은 여자, 그러나 마음은 남자라고 느끼는 소녀다.
시라토가 그 유령의 목소리가 들린다고 학급 친구들에게 말했다.
그 유령은 '후짱'이야, 라고.
도오루는 학교에서 몇 번 어떤 여학생을 만난다.
1학년 15반이라는 그 여학생은 "수업시간에 밖에 돌아다니면 위험해" 라고 말한다.
그런데 1학년에는 15반이 없다.
도오루는 어찌된 일인지 어두운 계단을 내려간다.
끊임없이 그저 어둡기만한 계단을 계속 내려간다. 그리고 눈앞에는 다시 중학교 복도가 보인다.
현실의 중학교 밑에 있는 또 다른 중학교에 도착한 것이다.
여기엔 15반이 있다. 15반엔 얼마전 살해당한 남학생이 앉아있었다.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들며 이야기는 전개된다.
시라토와 도오루가 서로 사랑하게 되기도 하고 히카루가 사라지기도 한다.
도오루가 어릴적부터 그토록 경계해오던 회색이(형체는 없으나 인간의 감정을 갉아먹는 것)
어느샌가 온 세상을 덮고 있었다.
회색을 거부하고 희망을 떠올리려하는 도오루에게 히카루는 말한다.
'네가 여기서 그만두기로 마음만 먹으면 지금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은 죄다 무효가돼.
그리고 새로운 환경을 만들 수 있다니까. 플레이스테이션이나 엑스박스와 똑같아.
...전부 다 그냥 놀이야. 게임같은 거라고"
회색을 전부 받아들이고 다시 게임을 리셋하듯이 새롭게 시작하던지
그대로 회색에 잠식되어 버리던지 라고 히카루는 말하지만
도오루는 희망을 떠올린다. 기적이 일어날 것 이라고 믿는다.
그렇게 한 소년은 성장한다.
현실과 환상이 뒤섞이고 때론 고통스럽지만 착실히 성장해가는 청소년의 성장기를
츠지 히토나리가 정말 제대로 그려낸 듯 하다.
이 책이 영화로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아마도 극히 일부만 영화를 볼테지만...
연애소설을 쓰던 츠지 히토나리를 생각하고 이 책을 읽었다가는 크게 후회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작가의 새로운 면을 보고싶다거나 좀 무서운게 보고싶다거나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보고싶은 사람은
만족하며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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