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도쿄 - 오쿠다 히데오 / 8.5점(10점만점) / 누구나 스무살엔 꿈이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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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도쿄 - ![]()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은행나무 |
"다무라는 도쿄 처음 올라올 때는 뭐가 되고 싶었어?"
"...음악 평론가였지."
"나는 스포츠 카메라맨 이었는데."
"나는 요시다가츠를 동경해서 그런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고 싶었는데."
"나는 영화를 찍고 싶었어."
"다들 젊은 시절에는 꿈이 있었다는 애기야."
스무살. 10대에게는 어서 되고 싶은 스무살이고 20대에게는 힘겨운 스무살, 30대 이상은 돌아가고 싶은 스무살.
스무살은 스무살일 뿐인데 우리는 제각각 자신의 특별한 스무살을 꿈꾼다.
이 책의 작가 오쿠다 히데오는 1959년생이라던데,
책의 주인공 히사오도 1959년생으로 시끌벅적했던 80년대에 20대의 인생을 보내게 된다.
지금 나는 21세기. 2008년에 살고 있고 일본도 아닌 한국에 살고 있지만 오쿠다 히데오가 그린 스무살의 이야기에
깊이 공감했다. 책을 읽으며 히사오가 툭툭 내뱉는 한 마디에 '맞아! 말 한 번 잘했네~' 하고 속으로 맞장구까지 치곤 했다.
나고야라는 시골에서 대도시 도쿄로 정말 무조건 어떻게든지 올라가고싶던 히사오는 재수를 해서 도쿄에 있는 대학에 가게 된다. 가고 싶던 대학도 아니고 그냥 그냥 도쿄에 있다는 이유로 오게 된 대학에서 그는 또 별 생각없이(여자선배한테 홀딱 빠져서) 연극부에 들어 간다.
난 스무살 도쿄의 6개 이야기 중에(장이 나눠져 있는거지 단편이 아니다) 레몬_1979년 6월 2일과 그날 들은 노래_1980년 12월 9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 그건 바로 아직은 내가 24살 이기 때문일 것 이고, 나 또한 막무가내로 매일 술만 마시며 누군가를 좋아해본적이 있기 때문이며, 짧지만 회사 생활을 해 보았기 때문일 것 이다.
히사오는 연극부에서 매일 끊임없이 술을 마시고 많은 사람을 만나고, 술 취한채로 집에 가기 귀찮아 친구 집에 맘대로 찾아가서 잠을 자고, 같은 연극부 여자친구와 매일 투닥투닥 거리다가 연애로 발전하기도 한다. 이런 생활은 스무살이 아니면 할 수 없지 않을까? 대도시 도쿄를 순수하게 동경하고 감탄하는 히사오의 모습도 풋풋하고 순수한 스무살이 아니면 그럴 수 없었을 것 같다.
아버지가 하시던 사업이 잘 되지 않아 중간에 학비가 없어 대학을 그만두고 취업을 한 히사오는 큰 회사에서 청바지말고 제대로 옷을 갖춰입으라는 말에 다음날 퇴직서를 제출하고 큰 회사의 하청의 하청일을 받아하는 정말 작은 회사에서 일하게 된다.
배고픔을 참고 자신에게 쏟아지는 일을 처리하고, 처리했다 싶으면 또 잘못했다며 다시 처리하게되고, 하청업체라고 무시하는 큰 회사들의 잔심부름을 하고... 뭐 사실 왠만한 인간이었다면 당장 그만두고 다른 일을 찾아볼 법도 한데 히사오는 불평을 하면서도 열심히 일한다. 자신이 생각해 낸 카피가(그는 광고회사에서 일한다.) 인쇄물이 되어 나오는 것. 남들보다 앞서가고 있다고 자부심을 갖게 만들어주는 그런 자신의 성과에 대해서 감격하고 기뻐하는 이제 갓 사회생활을 시작한 모습... 처음 일하게되는 회사에서 우리 모두 겪게되는 힘들었지만 행복한 기억들...
히사오가 광고회사에서 일한 것 처럼 나도 내 가장 첫 직장은(아르바이트가 아닌) 지역의 작은 광고출판회사였는데 내가 직접 맡아서 편집한 책이 정말로 종이로 된 책으로 나왔을 때, 회사 선배와 함께 만든 홈페이지가 완성되어 사람들이 찾아오고 상담을 요청했을 때 등등. 꽤 즐겁고 행복한 기분이었다. 물론 나도 남들보다 좀 더 빨리 회사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에 당시에는 나는 친구들보다 사회에서 앞서가고 있다!고 착각도 했었고.
그리고 이 책에는 80년대 당시 사회분위기를 느끼게 해주는 존 레넌의 죽음이라던지 나고야와 서울의 88올림픽 유치 경합이나 일본의 거품경제 상황, 독일의 통일 등이 이야기와 매끄럽게 조화되서 아아..정말 80년에는 이랬겠지...하고 생각하게 된다. 만약 80년대에 20대를 보낸 사람이 읽는다면 그 때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고나니 스물스물 떠오르는 나의 스무살. 나도 스무살엔 꿈이 있었다.
"우리 나라에서 가장 멋진 인디 밴드에 귀여운 기타리스트!"
후후. 어쩌다 나도 이렇게 현실에 안주하고 말았는지 전혀 모르겠지만(저절로 그렇게 되어버리는 걸까?)
슬쩍 웃음이 나는건 나는 아직 20대니까!
그래...나는 아직 20대 중반이다. 30살이 되려면 약 1800일의 밤을 꿈나라에서 헤매야하고 밥을 5400번은 더 먹어야 하는 것이다.
좀 더 20대답게 열정적으로 살아야한다고 넌 아직 실패해도 괜찮다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내 자신에게 말해 본다.
젊다는건 특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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