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NEET (7.0점)
[생각]/책 2008/05/10 11:50
NEET - 이토야마 아키코 / 7.0점(10점만점) / 소수이자 다수인 사람들의 이야기.
니트.
니트족에 대한 이야기인 줄은 생각도 못하고 빌려와서 읽었다.
단편집은 단편집인데 처음 나오는 니트이야기가 다다음 이야기랑 연결되고
내 생각에는...두번째로 나오는 벨 에포크라는 단편도 이어지는듯?
이 작가의 바보들이 도망간다, 막다른 골목에 사는 남자를 읽지 않고
이 책부터 읽었다면 난 절대 이 작가를 좋아하지 않았을 것이다.
솔직히 니트와, 벨 에포크는 조금 맘에 들었지만 가장 마지막에 나오는
'사랑 따위 필요 없어' 라는 단편이 무지무지 맘에 안 들었다.
맘에 안든 이야기부터 하자면... 사랑 따위 필요 없어 라는 제목만을 봤을 땐, 그 예전에 문근영이 나온
비슷한 제목의 영화가 있지 않나? 여하튼 그런 엇비슷한 이야기 일지도??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건 대체 뭔가!? 미친 사람들 처럼 똥을 칠하는 이야기가 아닌가!?? 완전 황당...
처음부터 남자가 여성용 파자마를 입고 슈크림을 먹었다는것 부터 황당하긴 했지만, 가면 갈 수록 심해지는...
정확히 말하자면 분변음욕증(scatology)에 대한 이야기로
분변음욕증이란 이성의 분뇨에 심취하여 그 배설물을 보거나 냄새를 맡고 또는 배변하는 것을 보고 쾌감을 느끼는 것이다.
이누이(남자주인공)는 히로미(여자주인공이고 연상임)에게 관장을 시켜 자신 앞에서 배변을 보게 하고
(심지어 식탁 위에 올라가 투명한 그릇?을 놓고 거기에 보게함)
배설물을 손으로 만지거나 히로미에게 바르거나 하며 엄청난 쾌감을 느낀다.
이누이는 미친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되지만 처음엔 싫다고하던 히로미까지 나중엔 함께 미쳐가니..이거 원...
사랑 따위 필요 없어는 여기까지하고 니트에 대한 이야기.
니트족은 대부분 알다시피 무직자다. 학생도 아니면서 구직의욕이 없고 아르바이트나 직업훈련도 받지 않는 사람.
니트족으로 사는 남자가 있다. 그는 뼈만 앙상하다. 그런데 취업은 하지 않는다.
간간히 홈페이지를 업뎃해서 자신이 살아있음을 알리고 일주일에 겨우 3끼를 먹고
그 세끼도 건더기 없는 라면이나 대충 간만 맞추고 아무것도 안 넣은 볶음밥으로 때운다.
그런 남자를 보살피고 싶어하는 여자가 있다. 이 여자가 바라는건 뭘까?
남을 도우면서 느끼는 묘한 만족감을 원했던 건가...
자신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기를 원하면서 또 어떻게보면 침범해주길 바라고,
오랜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하지는 않으면서 남자가 자신의 영역에서 사라지면 슬퍼하는 여자.
인간은 어쩔 수 없나보다. 좋으면서 싫기도하고, 갖고 싶지 않지만 곁에 두고 싶어하고.
이 단편 외에 벨 에포크는 친하게 지낸 친구가 말없이 멀리 떠나는 허무한 이야기고
겁쟁이란 단편은 우유부단한 남자의 이야기와 개구리어에 대한 이야기가 뒤섞여 있다.
개구리어의 일부를 소개하자면 이렇다.
루테에루 비루 모레토리리 가이쿠 - 행복이란 것은 실체가 없어도 좋다
바라아라 바라아 - 아름다운 무지개다
발음하기 좀 어렵다. 난 따라해보려고 했는데 자꾸 혀가 꼬이더라.
이 세상에는 엄청나게 많은 소수자들이 있다.(엄청나게 많은데 소수자라니 이상한 말이다)
니트족, 은둔형외톨이, 변태성욕자, 동성애자, 오타쿠, 기타등등...
사실 어떻게 보면 모든 사람은 소수이자 다수이다. 평범한 삶을 영위하고 있으면서도 어떤 부분에서는
소수자가 될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되기 어려운건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토야마 아키코는 소수자의 이야기를 되도록 보기 좋게가 아닌 있는 그대로 쓰고 싶었나보다.
이런 의도로 쓴 소설이라면 니트는 성공적이다.
도서관에 있는 이토야마 아키코 책을 모조리 빌려다가 읽었는데, 사실 맘에 드는게 별로 없었다.
이츠 온리 토크에서도 첫번째 단편은 맘에 들지만 두번째 단편은 맘에 안들고
바다의 선인도 그다지... 바다에서 기다리다는 괜찮았다.
좋다고 생각했던 작가의 독특한 문체에서 오는 느낌도 책마다 번역가가 틀렸기 때문에 들쭉날쭉했다.
어떤 책은 좋고 어떤 책은 나쁘고...
그래도 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아직까지는 좋은 느낌.
당신은 외로워서, 기대고 싶어서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나 역시 그러니까.
노동은 국민의 의무. 같은 말들을 하지만, 어째서 당신이 일하지 않으면 안 되는지 나는 모르겠다.
노동이란 대체 뭔가. 무엇이 올바른지 모르겠다.
모두 고독하고, 모두의 고독이 서로 통하는 확실한 존재를 희미하게 의식하고,
꾸벅꾸벅 날을 보내는 것은 행복이다.
나는 의심하는 것을 터득하고 말았다. 나는 겁쟁이다.
노동은 국민의 의무. 같은 말들을 하지만, 어째서 당신이 일하지 않으면 안 되는지 나는 모르겠다.
노동이란 대체 뭔가. 무엇이 올바른지 모르겠다.
모두 고독하고, 모두의 고독이 서로 통하는 확실한 존재를 희미하게 의식하고,
꾸벅꾸벅 날을 보내는 것은 행복이다.
나는 의심하는 것을 터득하고 말았다. 나는 겁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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